고양이/고양이 복막염 (FIP)

마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나노콛 2021. 7. 3. 01:29

안녕하세요

마이는 7월 2일 오후에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마이가 쓰러진 채 발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눈은 힘이 없어서 항상 잘 못 떴는데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머리와 앞 다리가 흔들리는 발작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 마이도 조금씩 울어서 오랜만에 마이의 울음도 들었네요

어제는 마이가 추르를 한 개 다 먹었습니다.

마이가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추르를 주면 먹다가 추르 껍데기를 씹기 시작하는데

그때와 똑같이 씹으면서 추르를 먹더군요

혼신의 힘으로 그랬을까요?

어제 추르를 먹이고 나서

마이에게 다시 꼭 만나자고 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만나자 했습니다.

아는척해달라고요

오늘 아침에 발작하는 마이를 쓰다듬어주고

콧등을 만져주면 항상 눈을 감았었는데 감지를 못하더라고요

담요를 가져와 편하게 해서 좋은 자리에 눕혀 주었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일이 많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집을 나섰습니다.

한 오후 3시쯤이었을까요 아버지가 마이가 죽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마이를 보러 가려고 했지만

그날따라 일이 너무 많아서 바로 갈 수는 없었습니다.

제 슬픔을 조금 더 덜어주려는 마이의 뜻이라 믿고 있습니다.

집에 오니 마이는 제가 눕혀준 그대로 누워 있었습니다.

만져보니 차갑게 식어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만졌을 때는 부드럽고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는데

이렇게 한순간에 굳어 버려 식어 있다는 게...

솔직히 놀랐습니다.

너무 딱딱하고 차가웠기 때문입니다.

귀는 항상 고열로 인해 뜨거웠는데

그 귀마저도 차가웠습니다.

망고는 죽음을 모르는 건지

알면서 외면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느 때와 똑같이 잘 놀고 합니다.

마이는 그동안 현관에 자주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관에 박스 숨숨집을 마련해 주고

먹지 않을 사료와 간식을 매일 새로 세팅해 줬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컴퓨터 책상 위로 올라와 눕기도 했습니다.

올라올만한 계단을 작은 의자 등으로 만들어놨긴 했는데 그걸 밟고 잘 올라왔습니다.

어제는 마이가 컴퓨터 책상 위에서 3번 정도 오줌을 쌌습니다.

오줌 실수는 화장실 모래가 걸리는 매트에서 한게 다였는데

이제는 거기까지 가는 것도 힘든가 봅니다.

그래서 어제 동물용 기저귀를 구매했는데

필요가 없게 됐네요

마이는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마이를 만났을 때 마이가 태어난 지 2개월로 추정한다면

20년 6월 19일에 만났으니 1년 3개월쯤 된 것 같네요

마이를 데려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물론 이렇게 슬플 일은 없었겠지만

마이는 몇 달 못 살았을 겁니다.

조금 더 저와 오랜 시간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살았으면 했습니다.

가끔은 마이가 별일 아닌 증상으로 식욕이 떨어진 것을 쉽게 회복되는 상상을 했었는데

그 상상만으로 얼마나 행복했는지요

그동안 슬픈 감정을 다 쏟아내서 현재는 그렇게 슬프지 않답니다.

무덤덤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고 멍하기도 하네요

망고에게 마이라고 하면서 계속 이름 부르는 걸 실수하네요

저는 괜찮습니다.

마이에게 다시 꼭 만나자 했으니

더 열심히 살아야 할 힘이 생겼습니다.


마이는 화장을 할 예정입니다.

유골을 녹여 만드는 메모리얼 스톤은 만들지 않을 생각이에요

이유는 상술인 것 같기도 하면서

마이를 계속 잡아두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마이의 분골은 아직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어딘가에 뿌려서 훨훨 날려보내주려고 합니다.


적지 않은 분들께서 많은 위로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어짐은 처음인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다시 주사를 하고 폐렴 치료를 잘 하면

나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아직도 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이는 제 선택을 믿어 주었을 겁니다.

마이는 천국으로 훨훨 날아갑니다.

그곳에는 아무런 아픔도 없는 행복한 곳에서

힘차게 뛰어놀고 살 겁니다.

마이가 건강했을 때 사진 몇 개 첨부하고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집사 방해꾼

집사 방해꾼 2

(리뷰할 물건 찍는 포토박스인데 어찌나 들어오던지 ㅎㅎ)

집사 방해꾼 3

멍충냥

캣 그라스 서리범

캣 그라스 서리범2

아래 두 사진은 복막염 의심 증상이 나왔을 때 시점입니다.

마이야

행복했다

너도

행복했지?

잘 가라..

마이 화장을 하고 나면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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